파키스탄 홍수 피해
파키스탄은 역사상 최악으로 묘사되는 대홍수를 경험하였고, 홍수의 피해를 전 국민들이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NASA지구 천문대가 공유한 위성 이미지에 따르면, 파키스탄 영토의 1/3 이상이 물에 잠겼었고, 정부와 구호 기관이 공식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약 3300만 명이 피해를 보았다고 합니다. 구조헬기를 내릴 땅도 없을 정도로 이번 홍수는 역사적인 대참사로 기록될 것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국가재난관리청(National Disaster Management Authority)에 따르면 2022년 9월 3일 기준 누적 사망자 수가 1,282명으로 증가했으며, 희생자의 거의 1/3이 어린아이들이라고 합니다. 항상 가장 큰 희생자는 아이들인 것 같습니다.
유니세프가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300만 명 이상의 어린이가 수인성 질병, 익사 및 영양실조의 위험으로 인해 긴급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전국적으로 17,566개 학교가 피해를 보거나 파괴되었고 팬더믹 이후로 교육받지 못한 아이들이 좀 더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1966년부터 파키스탄에서 활동해 온 인도주의적 구호단체인 Medecins du Monde의 대변인인 Aurelie Godet은 현재 대홍수에 대한 끔찍한 상황을 아래와 같이 전달하고 있습니다.
생존자들은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 하며, 두 달 안에 이 상황은 종료되지 않을 것입니다.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파키스탄 홍수의 원인
누구나 쉽게 예상하시는 그대로, ‘기후변화’입니다. 그냥 직격탄으로 고스란히 맞았습니다. 이번 홍수는 평년보다 높은 기온 현상에서 기인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파키스탄의 5월 최고기온은 평균 36도 수준이지만 올해는 일부 지역에서 50도를 넘는 이상고온 현상이 관측되었습니다.
통상 기온이 1도 높아지면 대기 중의 수증기 양도 7%씩 늘어난다고 합니다. 6월에 찾아오던 우기가 올해는 5월부터 시작되면서 더 많은 비가 내리게 된 것이죠. 이상고온으로 파키스탄 동북부 히말라야산맥의 빙하도 녹아내렸습니다.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50km 떨어진 세계 최대의 사력댐(모래와 자갈로 쌓은 댐)인 타르벨라(Tarbela)댐은 연일 최고 수위를 기록했으며, 댐이 추가로 넘칠 경우 펀자브 등 하류 지역에 더 큰 피해가 예상됩니다.
홍수 직전 파키스탄의 경제 상황
파키스탄의 소비자 물가 지수는 2022년 7월 기준, 전년 대비 25% 급등했으며 국민들은 식품 및 에너지와 같은 기본 필수품의 치솟는 비용을 감당해야만 했습니다. 경제적 혼란은 파키스탄의 새 정부에 큰 압력을 가하고 있으며, 국제통화기금(IMF)과 채무 불이행을 막기 위한 구제금융 협상을 장기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최근 디폴트 선언을 한 스리랑카처럼 되지 않기 위해 극도의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전 미국 주재 파키스탄 대사인 후세인 하카니(Husain Haqqani)는 파키스탄의 경제 기능 장애가 수십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깊은 구조적 문제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개도국들에 일반적인 뿌리 깊은 부패와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악순환의 딜레마에 빠진 것이죠. 정치인들은 경제의 기본을 무시하고, 군사력을 키우면서 해외 원조에 의존하는 정책을 고수한 것에 대한 아픔을 국민들의 삶에 그대로 반영되는 것입니다.
파키스탄은 상품과 서비스의 순 수입국이며 산업화가 그 격차를 좁힐 만큼 충분히 확대되지 않았습니다. 파키스탄의 GDP 대비 세금 징수 비중과 GDP 대비 수출 비중이 세계에서 가장 낮습니다. 이는 정부가 지속적인 수입 부족에 직면해 있고 국가는 영구적인 외환 부족에 직면해 있는 현실을 적나라케 보여주고 있습니다.
홍수 이후 경제적 손실 전망
우선, 아시아개발은행이 2022.4월에 전망한 파키스탄의 주요 경제지표에 대해서 공유해 드리고자 합니다. 2022.4월에 전망한 수치 대비, 대홍수 이후 언론에 공개된 경제전망치가 어떻게 변화되는지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국제사회의 도움을 요청하며 지난주 이 재난으로 인해 기반 시설, 주택, 농장이 100억 달러 이상의 피해를 보았다고 추산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Business Standard 발표에 따르면, 예상되는 경제적 손실은 100억 달러에서 125억 달러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2022년 4월 아시안개발은행이 추정했던 기대 인플레이션은 약 11% 정도였으나, 현재 다른 기관에서 추정하는 파키스탄의 인플레이션은 2022년도 약 24%~30%에 이를 것이라고 Geo News는 보도했습니다.
재정부, 기획부, 파키스탄 국영은행, FBR, PIDE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에서는 빈곤율이 21.9%에서 36%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파키스탄 정부가 추정한 바에 따르면 118개 지역에서 홍수가 발생한 후 인구의 약 37%가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실업률은 최근의 심각한 홍수 이전에 6%에 머물렀습니다. 파키스탄 중앙은행에 따른 GDP 성장률도 5%에서 2%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팬더믹, 우크라이나 전쟁, 이상기후로 인한 천재지변
파키스탄과 같은 개도국에 더 이상의 국가적 위기가 일어나지 않기를 기도해 봅니다.
남아시아의 기상 재난
파키스탄의 기록적인 대홍수가 일어나기 3개월 전부터, 남아시아 전반에 이상기후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인도/파키스탄/방글라데시는 2022년 5월경 섭씨 51도를 기록하는 기념비적인 폭염이 있었고, 국지적으로 1~2시간 만에 폭우가 쏟아져 홍수가 나기도 했습니다.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는 전례 없는 기상변화를 겪고 있는 남아시아의 재난 상황을 바라보면서, 과연 이게 남아시아의 한정된 일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오늘 밤부터 내일까지 우리나라에 힌남노 태풍이 지나갑니다. 9월 초가을 태풍이 지나가는 이상 기후 현상들이 이젠 이상 현상이 아니라,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자연 앞에서 오늘도 겸손해지며, 큰 피해 없이 태풍이 잘 지나가길 오늘도 기도하며 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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