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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조원] 김진태 레고랜드 사태 해결 위한, 긴급 유동성 50조원 시중공급 (feat. 영국 트러스 총리, 이재명 성남시장)

성장애딕 2022. 10. 25.

 

[50조원 시중공급] 레고랜드 사태발 자금경색 대응을 위한 긴급 유동성 지원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경색

이번 금융시장 자금경색의 직접적 트리거(Trigger)가 된 것은 소위 '레고랜드 사태'라 명명되는 김진태 강원지사의 발언에서부터였습니다. 어떤 관점에서 보면 언제가 터질 일이 터진 것일 수 있지만, 거시경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정치인의 한 의사결정이 어떠한 나비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가 될 것입니다.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경색레고랜드발 채권시장 경색

 

 

레고랜드 사태 촉발 (2022년 9월 28일)

  1. (2011년) 영국의 '멀린 엔터테인먼트 '그룹과 강원도는 춘천에 있는 중도라는 섬에 레고랜드를 조성하기로 계약합니다.
  2. (2012년) 강원도는 레고랜드 조성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  '강원중도개발공사'를 설립합니다. '강원중도개발공사'의 지분은 강원도가 44%, 멀린 엔터테인먼트가 22.5%, 한국고용정보가 9%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3. (2015년) 개장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는데, 개발을 위해 땅을 갈아엎다 보니까 대규모 선사시대 유적이 발견됩니다.
    하필 거의 고대 도시급의 세계 최대 규모로 유적이 끊임없이 나오면서 공사는 중단됩니다
  4. (2019년) 최대한 유적을 훼손하지 않는 쪽으로 공사가 재개됐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집니다. 공사도 늦어지고, 개장도 자연스레 늦춰지면서 비용은 산더미처럼 불어나게 됩니다.
  5. (2020년), 결국 추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강원중도개발공사는 2,05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증권, 정확히는 기업어음(ABCP)을 발행하고, 여기에 강원도가 지급보증을 해줍니다.
  6. (2022년) 6월 새로운 도지사로 임명된 국민의 힘 김진태 강원지사는 2022년 9월 28일 채권 만기일을 하루 앞두고 법원에 강원중도개발공사의 회생 신청(채무불이행, Default)을 하겠다고 선언합니다. . 

그러나, 이 선택은 한국 채권 금융 시장에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악수가 됩니다. 사실상 국채/지방채는 나라가 보증을 선다는 것이기 때문에, 시장무위험 리스크에 (Risk Free) 가깝습니다. 김진태 강원지사는 강원도에 부담을 지울 수 없다는 대전제 앞에서 한 의사결정이었을지 모르지만, 거시경제의 타이밍에 무지했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경색레고랜드발 채권시장 경색

 

결과론적으로 김진태 강원지사가 쏟아오린 작은 공은 ‘부동산PF 시장 경색→기업어음(CP) 등 단기금융시장 경색→건설사 및 증권사 부도설→전체 회사채 시장 경색→금융당국 채안펀드 투입→기업 부도확률 증가→한국은행에 SOS’ 등 금융시장의 도미노 현상을 만들어냈습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감세안 발표 (2022년 9월 23일)

국제사회 뉴스를 자주 접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최근 리즈 트러스 영구 총리가 취임 44일만에 사임을 발표 했습니다. 

 

트러스 총리 사임의 직접적인 이유는 국가 경제를 제대로 흔들었다는 것에 있습니다. 2022년 9월23일 450억파운드(약 72조원) 규모 감세안이 포함된 미니 예산정책을 적절한 재정 전망없이 던졌고, 영국의 금융시장은 혼란에 빠졌습니다. 파운드화는 달러 대비 역대 최저로 추락했고 국채 금리는 요동쳤습니다.  금리인상에도 인플레이션이 제대로 통제되지 못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욱 자극할 수 있는 확대 재정정책에 대해 국채시장이 언제든지 발작할 수 있음을 보여준 단적인 사례가 된 것이죠. 결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수차례 긴급 개입을 하고 있습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감세안 발표 (2022년 9월 23일)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감세안 발표 (2022년 9월 23일)

 

부자 감세, 법인세율 동결 등을 차례로 뒤집고 쿼지 콰텡 재무장관을 내치면서까지 반전을 꾀했지만, 새로 온 제러미 헌트 재무장관이 트러스 총리의 경제정책을 사실상 폐기하며 총리 자리에서 사임하게 하는데 일조를 하게되었습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감세안 발표 (2022년 9월 23일)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감세안 발표 (2022년 9월 23일)

김진태 강원지사가 2022년 9월 28일 회생 신청을 한 날과 5일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것도 역사적인 해프닝인 것 같습니다. 

 

 

 

이재명 성남시장 모라토리엄 선언 (2010년 7월)

유사한 맥락의 포퓰리즘 이벤트가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거시경제 및 시대적 배경의 차이가 있었을까요? 2010년 7월 이재명 성남시장은 “판교신도시 조성 사업관련 LH공사와 국토해양부 등에 5200억원을 갚을 능력이 안된다고 하면서 모라토리엄(Moratorium: 지급유예)를 선언합니다.

 

민선4기 전임 이대엽 시장은 공원로 확장공사, 은행동 주거환경 개선공사 등을 목적으로 1조원 정도의 사업을 추진했는데 돈이 부족하자 판교특별회계에서 5200억원가량을 갖다썼다는 것입니다.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은 전임 시장이 전용한 돈을 원래대로 돌려놓아야 하는데, 돈이 부족하다며 지급유예를 선언했었는데, 김진태 지사와 다르게 이재명 성남시장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국구 스타로 만들어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재명 성남시장 모라토리엄 선언 (2010년 7월)이재명 성남시장 모라토리엄 선언 (2010년 7월)

 

정부의 50조원+α 유동성 공급 결정

 

긍정적인 시장 반응

전반적으로 이번 유동성 공급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대개 아래와 같은 맥락에서 긍정정입니다.

  • (공급규모) '50조원+α'라는 유동성 공급 규모에시장에서 기대했던 수준과 유사합니다. 이번 유동성 프로그램은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20조원,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프로그램 16조원, 유동성 부족 증권사 지원 3조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주택금융공사 사업자 보증지원 10조원 등입니다. 
  • (지자체 의무이행 재확약) 지방자치단체들의 지급보증의무 이행 재확약을 끌어냈습니다.
  • (정부의 신속한 대응) 2022년 10월 23일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외를 거쳐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등 금융정책 당국뿐 아니라 행정안전부·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가 해당 이슈를 함께 점검하며 대응 방안을 제시함

 

정부의 50조원+α 유동성 공급 결정정부의 50조원+α 유동성 공급 결정

 

 

고금리 화폐정책과의 상충된 유동성 지원의 재정정책

기본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긴축정책을 기조로 삼으면서, 당장 시장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유동성 공급 정책을 내놓은 점은 이건 뭐라고 할까요? "따로 먹는 국밥같은 정책"입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이번 유동성 지원은 핀셋으로 꼭 필요한 금융시장의 자금경색을 풀어주기 위한 적재적소에 지원된다고 정부는 답변했습니다. 실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전날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이번 시장안정화 방안은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중심으로 신용 경계감이 높아진 것에 대한 미시조치라서 거시 통화정책 운영에 관한 전제 조건은 바뀌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못 박은 상태입니다.

 

고금리 화폐정책과의 상충된 유동성 지원의 재정정책고금리 화폐정책과의 상충된 유동성 지원의 재정정책

뭐 여튼 이번 금융시장의 자금 경색은 시중금리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글로벌 유동성 축소 등으로 꾸준히 상승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서, 이번 정책 당국의 재정정책은 근본적인 한국은행의 화폐정책과 상충됩니다. 즉, 단기적인 시장 안정은 기대해볼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요인, 한국은행이 변하지 않으면 이번 대책의 장기적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는 것이 적절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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