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바초프 사망] 모국에선 인정받지 못한 세계적 영웅

미하일 고르바초프(Mikhail Sergeyevich Gorbachev)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지금의 소련 붕괴는 역사의 한 이벤트로만 기억을 할 뿐이지만,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고 합니다. 사회주의 최고 지도자가 자발적으로 개혁을 문을 연다는 것은, 마치 지금 북한이 공산주의로 불리는 김정은 왕국 체제를 자발적으로 내려놓고 핵무기를 포기하며 대한민국과 경제적 통일을 하자고 제안하는 것과 유사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사실상 냉전체제가 자기 세대에 붕괴될 것이라고 내다본 대중은 많이 없었다는 것이죠.

 

오늘은 고르바초프의 생애와 그에 대한 엇갈린 평가에 대해 공유 드리고자 합니다.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주요 업적들

고르바초프는 어찌 되었든 공산 제국을 하나로 묶고 있던 억압의 족쇄를 풀면서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자유와 존엄성을 회복시켜줄 기회를 제공합니다. 결과적으로 러시아인, 그루지야인(조지아), 아르메니아인, 라트비아인, 중앙아시아의 수많은 민족의 국가적 정체성을 되찾게 되었고, 자신들만의  시민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역사적 투명성을 강화하고 독립성을 제고시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소련 기록 보관소를 열어 러시아인들이 스탈린과 레닌을 통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유 없이 죽임을 당했는지 직접 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투명성을 제고했습니다. 푸틴이 기록 보관소를 폐쇄하고, 역사책을 검열하고, 국가의 무오성 교리를 다시 도입하고, 대중의 애국 교육을 촉진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미국과 최초로 모든 핵무기 폐기에 합의했고, 아프가니스탄 9년 전쟁을 끝내고 철수시키고, 부패한 고위 관료들 다수를 축출하며, 체르노빌 사건을 공개 조사시키는 등 기존과 다른 많은 개혁정책을 펼쳤고, 소련 공산당 체제를 개선해 서구와의 격차를 해소하고 서구를 따라잡기 위해 애를 썼습니다.

 

하지만, 그도 그의 전임자들과 같이 허둥지둥했고 뾰족한 해답을 찾지 못했었습니다. 그의 개혁은 경제적 발전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소련 내부의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자신이 임명한 강경파들이 일으킨 쿠데타로 권좌에서 물러나게 됩니다.

 

퇴임 후, 고르바초프의 삶

1991년 퇴임(하야) 후 그의 삶은 씁쓸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보리스 옐친에게는 항상 푸대접받았고, 자신이 간첩으로 낙인되어 죽을 수 있다고도 생각했다고 합니다. 사실상 전 국가대표임에도 불구하고 매달 연금일 1달러도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자신의 마지막 삶의 뜻을 실행하기 위한 필요자금을 모으기 위해, 대내외 강연 외, 루이비통, 피자헛 CF 등에도 출현하기도 하였습니다. 푸틴 집권 시에는 예친 시기보다는 대우가 좋아진 면은 있으나, 정치적으로 대립각을 세울 때가 더 많았었습니다.

 

전 세계인들이 바라보는 고르바초프

러시아 안팎의 주요 고위인사의 평가를 공유해 드립니다.

대부분 세계사의 한 획을 그은 시대적 영웅으로 찬사를 보내며, 적대적 관계에 있었던 국가들은 솔직한 담화를 보이지만 그래도 긍정적으로 애도하는 분위기입니다.

메르켈 전 독일 총리

"고르바초프는 세계사를 다시 썼습니다. 한 명의 정치가가 어떻게 세상을 더 좋게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줬습니다. 저는 1989년 독일의 많은 사람들처럼 전쟁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기억합니다. 탱크가 굴러가지 않았고 총이 발사되지 않았습니다. 세계는 유일무이한 세계 지도자를 잃었습니다. 그의 역사적 업적에 대한 기억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끔찍한 전쟁에 대한 이 현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

고르바초프는 "역사의 흐름을 바꾼 특별한 정치가였습니다. 냉전의 평화로운 종식을 위해 그 어떤 사람들 보다는 더 많은 일을 했습니다. 인류는 우뚝 솟은 글로벌 리더, 헌신적인 다자주의자, 평화를 위한 지칠 줄 모르는 옹호자를 잃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미하일 고르바초프는 놀라운 비전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소련의 지도자로서 그는 레이건 대통령과 함께 양국의 핵무기를 줄이기 위해 일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민주주의 개혁을 수용했고 그 결과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더 안전한 세상과 더 큰 자유를 가져다주었습니다."

폴란드 외교부 장관 ZBIGNIEW RAU

그는 소련의 노예 인민들에게 전례 없는 방식으로 자유의 폭을 넓혀주어 그들에게 보다 품위 있는 삶에 대한 희망을 주었습니다. 

리투아니아 외무 장관 GABRIELIUS LANDSBERGIS

"리투아니아인들은 고르바초프를 미화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절대 잊지 않을 것입니다. 그의 군대가 그의 정권이 우리나라를 계속 점령하기 위해 민간인을 살해했다는 사실을. 그의 군인들은 우리의 비무장 시위대에게 발포하고 그의 탱크 아래에서 그들을 짓밟았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그를 기억할 것입니다."

 

러시아인들의 고르바초르에 대한 평가

 

유혈 사태 없이 냉전을 종식시켰지만, 소련의 붕괴를 막지 못한 무능한 지도자로 평가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소련 시대 때 보다 경제적으로 더 힘든 시기를 보내야만 했던 많은 러시아 사람들은 소련의 붕괴와 시장개방이 그들에게 더 나은 경제적 풍요로움을 선사하지 못했다는 사실 때문에, 과거 소련 시대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상당하다고 합니다.

 

젊은 세대들은 좀 더 다른 의견을 피력하는 사람이 많을 수 있지만, 소련의 향수를 기억하는 노년층들이 주로 그런 의견들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에게 있어서, 고르바초프는 후한 평가를 받기 어려울 수밖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개인적으로 러시아 사업개발 프로젝트에 참여 시, 고르바초프에 대해 아주 냉소적인 의견을 피력하셨던 몇몇의 강성 러시아인들이 했던 말이 기억이 납니다. “소련제국을 붕괴시키고, 소련 국민들을 2등 시민으로 추락시킨 장본인으로서 처벌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라고.”

 

사실 푸틴의 경제적 성과도 천연가스 등의 가격 상승으로 인한 것이지, 근본적인 경제 성장을 이끈 것이 아니 없음에도 불구하고, 푸틴의 지난 20년 동안 전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세뇌 교육으로 인해 고르바초프는 더 무능한 지도자로 인식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러시아의 국내 총생산과 천연가스의 가격과의 상관관계를 보시면, 러시아의 경제는 중동의 오일머니와 마찬가지로 천연가스 가격에 의해 크게 좌지우지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들은 항상 그렇지만, 대외적인 변수가 어떠하든 실질적인 경제 수준이 회복된다면 현 정권에 대해 찬사 표를 행사하는 것이 다수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성장애딕의 평가

저는 전 세계의 많은 국가와 사람들이 소련의 마지막 지도자였던 미하일 고르바초프에게 보이지 않는 자유를 빚지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누군가는 잘못된 이득을 취했을 수 있고, 어떤 이들은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더 힘든 시간을 경험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냉전체제의 종식과 더불어 전 세계의 평화와 공동의 발전을 지향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주었다고 생각합니다.